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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

자탄(스스로 탄식하며)

오청취당 시(1704-1732)
조선후기 서산 여류 문인
22세에 김한량과 혼인하여 두 자녀를 차례로 잃고 남편마저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고 궁색하게
살다가 28세에 요절함

자탄
스스로 탄식하며
일배 일절구
술 한잔에 시한수
수불 함유정
정숙함에 합당치 않으나
주능 해결수
술은 능히 맺힌 근심을 풀어낸다네
문시 잠색이
세상일 들릴때는 몰래 귀를 막고
견속 자소두
속된것을 볼때는 머리를 긁적인다네
시가 논회울
시는 울적한 회포 논할수 있고
아취 유한적
고아한 취미는 오직 한가로이 자적 함일뿐
갱무 차외구
이 밖에 다시 무엇을 구하리오

ㅡ  홀로 위로하며 ㅡ
이생에서의 이내 삶 뜻 다 못 펴냈고
쓰디쓴 온갖 고통 다 맛보았다네
부귀영화 기다린다지만
며칠이나 남았을까
멈추게 하고픈  청춘
세월이 조급하구나
어찌 어지럽고
교만한  빛에 눈길둘까
고요한 집에  머물며
두각내지 않길 맹세 했었지
아 훨훨 옷털고 금단초 캐어내어
달 속 향내나는
옥절구에 넣어  빻았으면
부질없이 일곱해 우 환  많았기에
아름다운 그 약속  어기었구나
명월은  날 보고 웃으며
난간 구석 엿보고
청풍은 날 책하며 주렴에 부딪치도다
술병을  끌어안고
홀로  한잔  술 기울이며
붓잡아 두어수의 시를 엮어본다지
이 어찌  여인의  도가
아닌줄  모르리오
미쳐  날뛴  완적도
분명  나와  같았을  것을


2022년 11월 마지막날
은행목 (35×80)
(허난설헌과 같은 운명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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